아 옛날이여!!

언제부턴가 어린 시절의 빛바랜 흑백사진 한 장이 내 Face Book 담벼락에 올려 져 있다. 아마도 그날 이동 사진사 아저씨가 손수레에 박재 호랑이를 싣고 오셔서 우리 어머니가 찍어주신 사진이 것 같다. 그 사진 속 나는 갖은 폼을 다잡고 그 호랑이와 함께 늠늠한 모습으로 웃고 서있다. 지금 보니 촌스럽기 그지없는 모습이지만 왠지 모르게 정겹게 다가온다. 그 사진 속에는 나만 아는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다. 우리 할머니는 나를 당신의 분신처럼 여기며 사랑하셨다. 우리 할머니가 있는 한 감히 어느 누구도 나의 영역을 침범할 수 없었다. 어디를 가실 때도 항상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 한 달 이고 두 달이고 오랜 할머니의 나드리에도 나를 항상 데리고 다니셨다. 그러다 보니 손자의 덥수룩한 머리가 보기 싫으셨는지 여지없이 박박 까가 놓으셨다. 우리 어머니는 나의 이런 모습을 보시며 말씀은 못하시고 많이 속상해 하셨다.

우리 어머니는 오랜만에 돌아온 아들을 씻기고 할머니가 사서 입혀주신 옷이 맘에 안 드시는지 당시 최신 유행하는(?) 옷으로 갈아 입히셨고, 할머니가 신겨주신 검정 고무신 대신 당시 감히 누구도 신지 못했던 샌들을 신기셨다. 그래서 그 시절 사진을 보면 머리는 어쩔 수 없으니 항상 박박 머리에, 어울리지 않는 검정 스타킹에 샌들을 신은 모습이다.

이젠 그토록 나를 놓고 신경전(?)을 벌리시던 두 여인은 내 곁에 없다. 사진은 미래를 찍는 것이 아니니 찍는 순간부터 과거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사진은 찍는 순간 뒤로 밀려나고 사진 속의 추억은 흐려져 간다. 그런데 왜 유독 어린 시절에 마음이 갈까.동년배의 친구들 중에는 손자를 둔 이도 여럿이다. 이들도 옛 어른들이 하던 말을 그대로 한다. ‘아이들 키울 때는 몰랐는데 손자는 정말 귀엽다.’는 거다. 하루 한 번 목소리라도 안 들으면 몸살이 날 정도라고 엄살을 떤다. 그리곤 손자의 사진을 보며 행복해 한다. 왜 그럴까. 유년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일까. 아님 티 없이 맑고 깨끗한 모습이 부러워서 일까. 지금의 내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본다. 씁쓸하다.

사진출처: by skel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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